나의 왼손
도서정보 : 강지영 | 2018-09-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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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작가는 사랑, 죽음, 삶과 판타지, 욕망에 관한 매혹적인 소설을 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서늘하고 아름다운 강지영 작가만의 환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나의 왼손>
31년간 나의 일부였던 왼손이 독립을 선언했다. 나는 간질 수술을 받고 요양하던 중 왼손의 인사를 받는다. 새로 돋아난 가지처럼 왼손이 독립적인 인격체가 된 것이다. 왼손은 나와 달리 명랑하고 제멋대로다. 어느 날 왼손은 경비원을 살해한다. 폭력적인 왼손에게 나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만다. 나는 친구 준희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지만, 준희는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구매가격 : 2,900 원
나와 도깨비와 염라대왕
도서정보 : 강지영 | 2018-09-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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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작가는 사랑, 죽음, 삶과 판타지, 욕망에 관한 매혹적인 소설을 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서늘하고 아름다운 강지영 작가만의 환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나와 도깨비와 염라대왕>
신설동 지하철 아래 도깨비들이 산다! 이곳에서는 ‘도깨비 하드’를 팔아 당첨 막대기가 나오면 염라대왕과 담판을 지어 죽은 목숨 하나를 구해준다. 얼결에 좀비가 된 ‘나’는 보수 대신 매달 하드를 받고 주인이라 부르는 도깨비 밑에서 일한다. 환생 로또가 걸린 도깨비 하드, 과연 나는 운 좋게 당첨되어 다시 인간이 될 수 있을까?
구매가격 : 2,900 원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서정보 : 강지영 | 2018-09-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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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설할 수 없는 비밀과 험담이 일렁이는 비정한 세계를 관통하는 서늘한 상상력!
강지영 작가의 단편은 비밀스러우면서 충격적인 사건들로 이루어져 있다. 다양한 이야기 문법과 플롯을 활용한 폭넓은 스펙트럼과 탁월한 이야기꾼으로서의 상상력을 보여주고 있다. 강지영 작가는 단편들마다 ‘비밀’을 깔아두어 서스펜스를 유발한다. 작가는 ‘비밀’을 밝히는 데 집중하는 듯 보이지만, 결말에 이르러서는 철저히 독자의 기대를 배반함으로써 더 큰 충격과 놀라움을 준다.
<이상하고 아름다운>
실적도 없고 존재감도 없는 자동차 영업사원인 ‘나’는 회식 자리에서 영업소의 실적 1위의 후배에게 대출 이자 체납 고지서를 들키고 만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나’는 그 후배와 이길 리 없는 판매 실적 내기를 하고, 내기에서 지면 사표를 내겠다고 큰소리친다. 스트레스로 한 달을 보내던 ‘나’는 신선과 ‘알까기’를 하는 꿈을 꾸고, 시간을 되돌려 받는 조건으로 가장 아끼던 손목 시계를 풀어 신선에게 준다. 되돌려 받은 시간으로 ‘나’는 초등학교 운동회 전 날로 돌아간다. ‘나’는 왜 하필 그때로 돌아간 것일까?
나는 슬펐다.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는 것이, 다섯 토막의 짧은 그래프로라도 남을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 신선은 대답 없이 내가 준 손목시계를 어루만졌다. (……) 세이코, 당시 꽤 고가였던 이 시계는 몇 번이나 전당포와 술집에 맡겨졌지만 부메랑처럼 언제나 내 손목에 되돌아오던 소중한 재산 목록 1호였다. 나는 신선에게서 그것을 다시 빼앗고 싶었지만 이제 시계를 찰 손목이 없었다. 조약돌을 쳐낼 손가락도 없었다. (<이상하고 아름다운> 중에서)
구매가격 : 2,900 원
미스터 션샤인 소설 1
도서정보 : (주)화앤담픽쳐스 | 2018-09-1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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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에서
“신문에서 작금을 낭만의 시대라고 하더이다. 그럴지도. 개화한 이들이 즐긴다는 가배, 불란서 양장, 각국의 박래품들. 나 역시 다르지 않소. 단지 나의 낭만은 독일제 총구 안에 있을 뿐이오.”
유진은 곧게 앉아 비로소 자신을 드러낸 애신을 바라보았다. 단호하고, 굳은 표정은 결의에 차 있었다.
“혹시 아오, 내가 그날 밤 귀하에게 들킨 게 내 낭만이었을지.”
말하며 애신이 유진을 향해 살포시 웃었다. 애신이 유진에게 처음으로 보인 미소였다. 그 자그마한 미소가 유진의 가슴에 파문을 일으켰다. 잔잔한 강물 위에 분 바람이었다. 노를 쥔 유진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나룻배의 동행> 중에서
가마 안의 아이처럼, 빗속을 걷는 광인처럼 젖어들던 동매의 눈이 어느덧 무미건조해졌다.
“제가 왜 조선에 돌아왔는지 아십니까?”
답하지 않는 애신의 얼굴에 불안이 서렸다. 어미가 돌팔매질을 당하고 있던 때, 가마 안에서 저를 살피던 애신의 새카만 눈을 동매는 기억하고 있었다. 동매에게 내밀어졌던 손도, 동매를 뿌리쳤던 손도.
“겨우 한 번. 그 한순간 때문에.”
“…….”
“백 번을 돌아서도 이 길 하나뿐입니다. 애기씨.”
투박한 동매의 고백이 애신에게 아프게 던져졌다. 동매는 치맛자락을 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저벅저벅 지물포 문밖을 나섰다. 비가 동매의 뒤를 따랐다.
-<눈깔사탕> 중에서
“아직 유효하오?”
“무엇이 말이오.”
“같이 하자고 했던 거. 생각이 끝났소.”
유진의 시선은 곧았으나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동자 속은 떨리고 있었다. 묘한 긴장감이 두 사람 사이에 감돌았다. 애신은 유진의 말을 기다리며 천천히 눈을 깜박였다.
“합시다, 러브. 나랑 같이.”
휘몰아치는 감정들 속에서 건져낸 이 말들의 저의를 유진 스스로도 짐작하지 못했다. 복수의 시작인지, 질투의 끝자락인지. 알 수 없었다. 갑작스러운 제안에 애신은 선뜻 입을 열지 못했다. 잠시간의 침묵을 깨고, 애신이 활짝 웃었다.
“좋소.”
-<합시다, 러브> 중에서
“수나 놓으며 꽃으로만 살아도 될 텐데. 내 기억 속 조선의 사대부 여인들은 다 그리 살던데.”
“나도 그렇소. 나도 꽃으로 살고 있소. 다만 나는, 불꽃이오.”
단호한 애신의 눈 속에 불꽃이 있었다. 애신은 손에 쥔 복면을 놓치지 않으며 말했다.
“거사에 나갈 때마다 생각하오. 죽음의 무게에 대해. 그래서 정확히 쏘고 빨리 튀지. 봐서 알 텐데.”
이미 모든 것을 다 건 후여서 애신은 초연했다. 농담을 섞는 애신에 유진은 애써 웃었다.
-<푸른 옷소매> 중에서
민망함에 헛기침을 하던 유진이 허공에 손가락을 들어 무언가를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림이 아닌 글자였다.
‘고애신.’
허공에 쓰여진 자신의 이름에 애신이 놀랐다. 유진이 어깨를 으쓱했다.
“참고로 영문, 일문, 한문 다 가능하오. 국문만 못 하는 거요.”
“잘됐소. 하면 앞으로는 한자로 쓰겠소.”
“……보고 싶었소.”
그 말 하나에 애신은 가슴이 벅차올랐다. 애신도 보고 싶었다. 어딘가 고장난 것처럼 아플 만큼. 물끄러미 유진을 보자 유진이 말을 이었다.
“그것도 쓸 수 있소. 보겠소?”
자신에게 한 말이 아니었다는 것에 당황해하는 애신을 모르는지 유진은 그저 애신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자랑하고 싶었다. 자신이 ‘보고 싶었소’라는 말을 쓸 수 있다는 것을.
-<고백> 중에서
구매가격 : 11,760 원
보이지 않는 정원
도서정보 : 김유진 | 2018-09-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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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기척과 고요한 움직임으로
우리의 감각을 한껏 열어놓는 김유진 세번째 소설집
세련되고 강렬한 이미지와 아름답고 단단한 문장으로 인상적인 소설세계를 꾸려나가고 있는 김유진의 신작 소설집 『보이지 않는 정원』이 출간되었다. 소설집 『늑대의 문장』(2009) 『여름』(2012), 장편소설 『숨은 밤』(2011)에 이어 선보이는 네번째 소설이다. 이번 소설집에는 “비극을 겪은 당사자의 시선에서 통념을 벗어나 싹 뽑아낸 듯한 작품”(소설가 오정희) “비극을 겪은 이후의 상당히 강렬하고, 그러면서 할 얘기는 다 하는 세련된 소설”(문학평론가 신수정)이라는 호평을 받은 「비극 이후」를 비롯하여, 2012년 여름부터 2018년 봄까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꾸준히 써내려간 8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소설이 한 곡의 음악이라면 김유진의 소설은 화려한 멜로디가 아닌 “묵음의 순간들”(「글렌」)로 채워진 음악이고, 소설이 한 점의 그림이라면 김유진의 소설은 ‘나무의 거대한 뿌리’로도 ‘들판에 내리치는 번개’로도 보이는(「비극 이후」), 하나의 해석으로 수렴되지 않고 계속해서 달아나는 역동적인 그림이다. 문학평론가 김나영이 적절하게 짚어주었듯이 김유진의 소설은 “말(언어)로 쓰이고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몸짓과 소리를 떠올리게 함으로써 그 의미를 증폭시키는 이야기”이다. 음악, 무용, 미술과 관련한 풍부한 레퍼런스가 녹아들어 있는 그의 소설을 통해 우리는 한껏 민감해진 오감으로, 인물의 작은 움직임 하나, 고요히 떠올랐다 사라지는 감정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전달받을 수 있게 된다.
“혼자라는 느낌이 들 때면 몸속 깊은 곳에서
즉각적으로 온기가 피어났다.”
아무도 보지 못하는 정원 안에서,
무엇과도 섞이지 않은 단 하나의 실루엣으로 존재한다는 것
소설집 첫머리에 놓인 「비극 이후」는 비바람이 몰아치는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이륙한 비행기 안의 상황을 묘사하며 시작된다. “다른 비행기는 결항이라면서 왜 네 것만 아니야? 그러다 사고라고 나면 어쩌라고 그래?”라며 불안해하는 엄마에게 ‘수인’은 “죽으면 뭘 어떻게 해, 할 수 없지”라고 대꾸할 뿐이다. 수인이 죽음에 초연할 수 있는 건, 이번 여행이 연인과 이별한 뒤 충동적으로 떠난 것이기 때문일까. 그러나 추락할 듯 기체가 급강하하기 시작하자, 막연하게 상상했던 죽음의 모습은 생생하고 강렬하게 수인의 몸을 통과한다. 자신도 놀랄 만큼 큰 소리로 “무서워”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목적지에 도착하자 비는 그쳐 있지만, 빽빽한 안개로 둘러싸인 사방은 비행기 안과 다를 바 없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지만 어떻게든 앞으로 걸어가야 하는 현재의 상황은 옛 애인을 애도하는 혹은 애도할 수 없는 ‘비극 이후’의 시간이 되어,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공간 안으로 독자를 강하게 끌어당긴다.
마치 「비극 이후」의 연작처럼 읽히기도 하는 이어지는 단편 「공원에서」는 “비행기는 결국 폭발했다”라는 문장으로 긴장감 있게 시작된다. 비행기 추락 사고 현장을 담은 다큐멘터리에 자막을 입히는 작업을 하는 ‘우니’. 그 비극적인 영상 한편으로 연인 K와 함께했던 시간들이 배치된다. ‘공식적으로’ 결별하지 않았을 뿐 연락하지 않은 지 오래인 K. 관계의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도 관계를 끝장내지도 않은 채, 우니는 다만 K와의 관계를 “유예”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 애매모호함은 급격히 풀린 날씨처럼, “빠르고 가볍게 햇빛 속으로” 사라지는 우니의 모습을 통해 전환된다. “스스로 빛 속으로 뛰어들어 점점 먹혀 들어가는” 모습은 이미지의 강렬함만큼이나 그간 수동적이었던 우니가 드물게 적극적으로 달려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새로운 시작을 예감케 한다.
연인의 죽음 혹은 연인과의 이별 때문에 혼자 남게 된 인물들뿐만 아니라 “홀로이고자 하는 충동”으로 ‘혼자 됨’을 선택한 인물의 모습 또한 이번 소설집의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다. 우리는 사랑에 대해 떠올릴 때 자연스럽게 자신과 함께 있는 누군가의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그러나 타인과 맞잡은 손에서 느껴지는 온기만이 사랑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까. 표제작 「보이지 않는 정원」은 ‘두 사람’이 아니라 ‘혼자서’ 하는 사랑의 풍경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완만한 산들이 주위를 둘러싸고 그 앞으로는 강이 끝없이 펼쳐지는 마을, 아름답지만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고요한 이곳에서 나고 자란 ‘태희’는 어머니를 도와 민박 일을 하며 지낸다. 이 조용하던 공간에 소설가 오정이 머물게 되면서, 평화롭던 태희의 일상에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한다. 혼자 있고자 하는 욕망이 너무나 강렬할 때 우리는 어떤 선택까지 하게 될까. 「보이지 않는 정원」은 그 선택에 대해 직접적으로 말하는 대신, 타인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강한지를 단정하고 고요한 공간과 대조하여 인상적으로 드러낸다.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 그곳에 “암자를 짓고 아무도 보지 못하는 정원”을 가꾸는 누군가의 모습. 흔히 쓸쓸하거나 초라하다고 할 만한 장면이지만, 『보이지 않는 정원』에서 이 정원은 “이름을 알 수 없는 잡초들이 손톱 반만한 크기의 꽃잎”을 틔우는, 작은 생명력으로 가득한 공간이다. 자신 앞에 남아 있는 “수많은 고독의 날들을 응시”(「글렌」)하는 인물들의 모습에서 반대로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전달받지 못하는 ‘안온함과 온기’를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
나는 때때로, 글을 쓰는 일이 앞서 걷는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는 것 같다고 느낀다. 뒷모습밖에 본 적 없지만, 그래서 더 멋지다. 어서 따라잡길 바라는 마음과 절대 뒤돌아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공존한다. 회의와 망설임이 그치지 않는다. 그래서, 끝내 어떻게 될까?. _‘작가의 말’에서
이번 작품집에서는 김유진의 소설이 보여주는 독보적인 형식, 즉 말(언어)로 쓰이고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몸짓과 소리를 떠올리게 함으로써 그 의미를 증폭시키는 이야기라는 점이 더욱 강화되어 드러난다. (…) 단어와 문장에 기입된 한정적인 의미로 말미암아 말이라는 것은 어쩔 수 없이 특정한 의미와 의도로 고정된 세계를 묘사하게 된다. 하지만 몸짓과 소리가 그것을 보고 듣는 자들에게 주는 이해와 감각의 여지는 거의 무한에 가깝다. 그것들을 통해 만들어진 세계는 현실을 묘파하는 동시에 거듭 열리고 확장된다. _김나영(문학평론가)
구매가격 : 9,100 원
보이지 않는 정원
도서정보 : 김유진 | 2018-09-12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작은 기척과 고요한 움직임으로
우리의 감각을 한껏 열어놓는 김유진 세번째 소설집
세련되고 강렬한 이미지와 아름답고 단단한 문장으로 인상적인 소설세계를 꾸려나가고 있는 김유진의 신작 소설집 『보이지 않는 정원』이 출간되었다. 소설집 『늑대의 문장』(2009) 『여름』(2012), 장편소설 『숨은 밤』(2011)에 이어 선보이는 네번째 소설이다. 이번 소설집에는 “비극을 겪은 당사자의 시선에서 통념을 벗어나 싹 뽑아낸 듯한 작품”(소설가 오정희) “비극을 겪은 이후의 상당히 강렬하고, 그러면서 할 얘기는 다 하는 세련된 소설”(문학평론가 신수정)이라는 호평을 받은 「비극 이후」를 비롯하여, 2012년 여름부터 2018년 봄까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꾸준히 써내려간 8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소설이 한 곡의 음악이라면 김유진의 소설은 화려한 멜로디가 아닌 “묵음의 순간들”(「글렌」)로 채워진 음악이고, 소설이 한 점의 그림이라면 김유진의 소설은 ‘나무의 거대한 뿌리’로도 ‘들판에 내리치는 번개’로도 보이는(「비극 이후」), 하나의 해석으로 수렴되지 않고 계속해서 달아나는 역동적인 그림이다. 문학평론가 김나영이 적절하게 짚어주었듯이 김유진의 소설은 “말(언어)로 쓰이고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몸짓과 소리를 떠올리게 함으로써 그 의미를 증폭시키는 이야기”이다. 음악, 무용, 미술과 관련한 풍부한 레퍼런스가 녹아들어 있는 그의 소설을 통해 우리는 한껏 민감해진 오감으로, 인물의 작은 움직임 하나, 고요히 떠올랐다 사라지는 감정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전달받을 수 있게 된다.
“혼자라는 느낌이 들 때면 몸속 깊은 곳에서
즉각적으로 온기가 피어났다.”
아무도 보지 못하는 정원 안에서,
무엇과도 섞이지 않은 단 하나의 실루엣으로 존재한다는 것
소설집 첫머리에 놓인 「비극 이후」는 비바람이 몰아치는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이륙한 비행기 안의 상황을 묘사하며 시작된다. “다른 비행기는 결항이라면서 왜 네 것만 아니야? 그러다 사고라고 나면 어쩌라고 그래?”라며 불안해하는 엄마에게 ‘수인’은 “죽으면 뭘 어떻게 해, 할 수 없지”라고 대꾸할 뿐이다. 수인이 죽음에 초연할 수 있는 건, 이번 여행이 연인과 이별한 뒤 충동적으로 떠난 것이기 때문일까. 그러나 추락할 듯 기체가 급강하하기 시작하자, 막연하게 상상했던 죽음의 모습은 생생하고 강렬하게 수인의 몸을 통과한다. 자신도 놀랄 만큼 큰 소리로 “무서워”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목적지에 도착하자 비는 그쳐 있지만, 빽빽한 안개로 둘러싸인 사방은 비행기 안과 다를 바 없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지만 어떻게든 앞으로 걸어가야 하는 현재의 상황은 옛 애인을 애도하는 혹은 애도할 수 없는 ‘비극 이후’의 시간이 되어,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공간 안으로 독자를 강하게 끌어당긴다.
마치 「비극 이후」의 연작처럼 읽히기도 하는 이어지는 단편 「공원에서」는 “비행기는 결국 폭발했다”라는 문장으로 긴장감 있게 시작된다. 비행기 추락 사고 현장을 담은 다큐멘터리에 자막을 입히는 작업을 하는 ‘우니’. 그 비극적인 영상 한편으로 연인 K와 함께했던 시간들이 배치된다. ‘공식적으로’ 결별하지 않았을 뿐 연락하지 않은 지 오래인 K. 관계의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도 관계를 끝장내지도 않은 채, 우니는 다만 K와의 관계를 “유예”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 애매모호함은 급격히 풀린 날씨처럼, “빠르고 가볍게 햇빛 속으로” 사라지는 우니의 모습을 통해 전환된다. “스스로 빛 속으로 뛰어들어 점점 먹혀 들어가는” 모습은 이미지의 강렬함만큼이나 그간 수동적이었던 우니가 드물게 적극적으로 달려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새로운 시작을 예감케 한다.
연인의 죽음 혹은 연인과의 이별 때문에 혼자 남게 된 인물들뿐만 아니라 “홀로이고자 하는 충동”으로 ‘혼자 됨’을 선택한 인물의 모습 또한 이번 소설집의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다. 우리는 사랑에 대해 떠올릴 때 자연스럽게 자신과 함께 있는 누군가의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그러나 타인과 맞잡은 손에서 느껴지는 온기만이 사랑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까. 표제작 「보이지 않는 정원」은 ‘두 사람’이 아니라 ‘혼자서’ 하는 사랑의 풍경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완만한 산들이 주위를 둘러싸고 그 앞으로는 강이 끝없이 펼쳐지는 마을, 아름답지만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고요한 이곳에서 나고 자란 ‘태희’는 어머니를 도와 민박 일을 하며 지낸다. 이 조용하던 공간에 소설가 오정이 머물게 되면서, 평화롭던 태희의 일상에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한다. 혼자 있고자 하는 욕망이 너무나 강렬할 때 우리는 어떤 선택까지 하게 될까. 「보이지 않는 정원」은 그 선택에 대해 직접적으로 말하는 대신, 타인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강한지를 단정하고 고요한 공간과 대조하여 인상적으로 드러낸다.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 그곳에 “암자를 짓고 아무도 보지 못하는 정원”을 가꾸는 누군가의 모습. 흔히 쓸쓸하거나 초라하다고 할 만한 장면이지만, 『보이지 않는 정원』에서 이 정원은 “이름을 알 수 없는 잡초들이 손톱 반만한 크기의 꽃잎”을 틔우는, 작은 생명력으로 가득한 공간이다. 자신 앞에 남아 있는 “수많은 고독의 날들을 응시”(「글렌」)하는 인물들의 모습에서 반대로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전달받지 못하는 ‘안온함과 온기’를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
나는 때때로, 글을 쓰는 일이 앞서 걷는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는 것 같다고 느낀다. 뒷모습밖에 본 적 없지만, 그래서 더 멋지다. 어서 따라잡길 바라는 마음과 절대 뒤돌아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공존한다. 회의와 망설임이 그치지 않는다. 그래서, 끝내 어떻게 될까?. _‘작가의 말’에서
이번 작품집에서는 김유진의 소설이 보여주는 독보적인 형식, 즉 말(언어)로 쓰이고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몸짓과 소리를 떠올리게 함으로써 그 의미를 증폭시키는 이야기라는 점이 더욱 강화되어 드러난다. (…) 단어와 문장에 기입된 한정적인 의미로 말미암아 말이라는 것은 어쩔 수 없이 특정한 의미와 의도로 고정된 세계를 묘사하게 된다. 하지만 몸짓과 소리가 그것을 보고 듣는 자들에게 주는 이해와 감각의 여지는 거의 무한에 가깝다. 그것들을 통해 만들어진 세계는 현실을 묘파하는 동시에 거듭 열리고 확장된다. _김나영(문학평론가)
구매가격 : 9,100 원
기억의 저편
도서정보 : 조현대 | 2018-09-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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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대한민국 50만 시각장애인이 겪게 되는 일상생활을 고스란히 소설로 담았다. 장애인이면 누구나 겪게 되는 따돌림, 무시, 불이익 등을 맞서고 항거하는 지훈이의 좌충우돌 생활사를 보여준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몸부림치는 노력을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공감하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혹은 다른 선진국, 후진국에서 태어난 시각 장애인일지라도 행복하게 살 수는 없을까? 또는 축복받으면서 살 수는 없을까. 다른 어느 나라에서 태어난다고 하더라도 장애인으로 태어나는 것은 앞으로도, 과거에도, 미래에도, 현재에도 불행인 것인가. 곰곰이 생각하며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게 된다. - 에필로그 중에서
구매가격 : 11,000 원
아폴로 책방
도서정보 : 조경국 | 2018-09-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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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헌책방 책방지기가 되었습니다
‘나’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아폴로책방 주인 ‘다림’을 대신해 우연히 책방을 맡게 된다. 헌책방의 시간은 천천히, 깊게 흐른다. 그 고요하고 묵직한 공간으로 책방 문을 밀고 들어오는 사람들은 어딘가 쓸쓸하고 푸석하고 물기 젖은 이야기를 가졌다. 그 사람들은 사연이 얽힌 자신의 책을 떠나보내기도 하고, 헌책방 서가에 꽂힌 책에서 자신만의 추억을 발견하기도 하고, 아무 별일 없이도 찾아왔다가 그곳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떠올리기도 한다.
작가는 다양한 인간 군상과 그만큼 다채로운 사연을 자연스레 한 권의 책과 연결 지으며 어느새 우리를 아폴로책방으로 데려다 놓는데, 매 단편의 끝에는 내용에 등장하는 책에 관한 책방지기의 짧은 책 소개가 이어져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한다. 단! 책방지기가 소개하는 책 중 한 권의 책은 가상의 책이다. 독자들의 작은 재미를 위해 책방지기가 작정하고 한 권의 책을 숨겨 놓았다.
“메말라 가는 오아시스를 홀로 지키는 늙은 촌장 같아요”
몽환적이면서도 서늘하고 따뜻하면서도 쓸쓸한
비 오는 날에만 아폴로책방을 찾던 모모 선생, 광리방과 몽키치킨의 원숭이, 발레복 튀튀와 애기무당, 백과사전을 읽는 남자, 롤라이35 수집가, 어디론가 떠난 책방 주인 다림과 그녀를 사랑한 강수…. 아폴로책방을 찾은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은 모두 읽고 난 뒤에야 ‘아!’ 하는 뒤늦은 깨달음을 주기도 하고, 묵직한 안타까움을 주기도 하며, 이유 모를 헛헛함으로 마음을 쓸쓸하게도 한다.
여기에 실린 이야기들은 몽환적이면서도 서늘하고, 따뜻하면서도 쓸쓸하다. 그런 이야기들을 아폴로책방의 책방지기는 “메말라 가는 오아시스를 홀로 지키는 늙은 촌장”처럼 체념과 초연함이 함께 빚어냈을 담담한 어조로 들려준다. 어떠한 사연으로 이미 세상일에 무심하고 진작 희로애락에 무뎌진 듯 보이는 ‘나’이지만, 책방을 찾은 사람과 책에 귀를 기울이고 눈길을 보내는 데 아직 정성과 온기를 잃지 않아 전해주는 이야기의 여운이 깊다.
■ Editor's Note
“인생은 조경국처럼”
유쾌하고 무모한 이 작가의 사연!
수시로 책방 자리를 비우고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재미를 즐기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이 책의 저자를 두고 사람들은 부러움과 질투를 딱 반반씩 섞어 이렇게 말한다. “인생은 조경국처럼!”
헌책방 주인, 오토바이 라이더, 작가, 사진·필사·책읽기·여행 등 다양한 주제의 전천후 강의, 막일 등의 각종 알바…. 그의 정체성에 제각각의 색을 더해주는 넓은 스펙트럼의 활동과 그동안 쌓아둔 충성 포인트를 사용해 두 아이와 아내를 두고 유라시아 횡단 오토바이 여행을 계획하는 자유로운 그의 영혼, 이 두 가지는 모두 주변인들이 감탄해 마지 않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그가 무려 열아홉 편의 이야기를 지었다. 손바닥소설인 짧은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평소 꾸준히 이야기를 짓고 글을 써온 덕분일 것이다. 게다가 이 유쾌하고 무모한 책방지기이자 작가는 책을 팔아 긴 여행길에서 하루 정도라도 잠자리 편한 호텔에서 자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으니, 편집자는 백일기도라도 올려 이 책의 성공을 기원해야 할 판이다. 세상에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할 것 같은 아폴로책방의 나날을 작가는 조곤조곤 읊조리는데 실제인 듯 환상인 듯 어느덧 우리를 그 공간으로 빨아들이는 매력을 분명 가졌으니 어느새 편집자도 옆에서 ‘중판출래’의 꿈을 함께 꿔본다.
구매가격 : 8,400 원
런런런
도서정보 : 임정연 | 2018-09-0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작가 임정연의 예측불허 엉뚱발랄 청춘 질주 소설 ‘런런런’!
취직은 힘들어, 집세는 비싸,
그런데 여친까지 죽인다고?
『질러!』에서 고등학교를 탈출한 선우와 미나가 『런런런』으로 돌아왔다!
외모 엄친아 선우와, 공부 엄친아 진우, 무뚝뚝한 미나가 그려나가는 스무 살의 이야기들.
공부, 취직, 생활비가 어깨를 짓누르지만 연애와 낭만이 살만한 스무 살,
아니 행복한 스무 살을 만들어간다.
외모 엄친아 선우와 무뚝뚝한 미나의 스무 살 행복 만들기.
엄마는 우리 집 서열 1위 유치원 원장 선생님, 아빠는 그 밑에서 주눅 들어 사는 택시 드라이버, 쌍둥이 동생 진우는 무려 한국 최고 대학 법대생, 거기 얹혀 사는 고교 자퇴생 선우는 영락없는 백수. 딱 보기만 해도 견적이 나오는 가족 관계지만 그런 선우에게도 목에 힘 줄 만한 백그라운드가 있으니 다름아닌 예쁘고 당찬 여친 미나다.
그런 선우가 검정고시를 봐서 대학 가라 들볶는 원장님의 등쌀에 과감하게 집을 탈출한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그런 아들을 놔둘 리 없는 엄마를 피해 다니랴, 독립의 기치 아래 안정적인 일거리 구해 다니느랴, 노란색 머스탱 스포츠카를 모는 친구 앞에서 허세 피우랴 선우는 하루가 어떻게 가는 지도 모른다. 그중 가장 큰 걱정거리는 무얼 해도 자신을 믿어 주는 미나와의 앞날.
자신만 보면 노기 등등한 원장님 피해 다니랴, 진상 고객 처리하느라 진땀 빼야 하는 알바 다니랴, 세상 부러울 것 없이 다 가진 친구들과 놀아주느라 바쁘고 바쁜 선우. 하지만 매사 화끈하고 무심하며 털털한 미나를 생각하면 한없이 시간을 흘러 보낼 수는 없는 법. 선우는 자립을 위한 고군분투의 길로 들어서지만 세상은 참으로 녹록치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선우의 자소서에 기록될 이력서를 요약하면 딱 네 줄로 정리될 뿐이니.
1999년 서울 출생.
20XX년 XX초등학교 졸업.
20XX년 XX중학교 졸업.
20XX년 XX고등학교 자퇴.
별 희망은 없지만 그럼에도 부지런히 커피숍, 편의점, 마트 등에서 근무 일수를 채우며 검정고시 학원을 다니던 선우에게도 인생의 기회가 온 듯했다. 무슨 운빨이 먹혔는지 학력불문에 월 150 이상을 보장한다는 물류관리 회사에서 떡하니 정규직 후보로 합격 통지를 보내 온 것이다. 무슨 다단계 같은 걸 한다는데 능력제라 조금만 노력하면 월 300도 번단다.
드디어 정식 직원으로 근무하게 된 날 신입사원들과 함께 가슴 벅찬 교육을 받는데 선우는 웬지 느낌이 이상하다. 물건만 제대로 팔면 떼돈을 벌 것 같은데 그 전에 목돈이 필요하다는 것. 급한 김에 미나에게 연락하지만 전화를 받지 않아 속 태우는 선우 앞에 옛날 커피숖 알바할 때부터 드나들던 형사가 나타난다. 영문도 모른 채 마트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긴급체포되는 선우, 이어지는 미나의 실종, 모습을 드러내는 살인자...
20살의 나이만큼 밝고 다양하고 엉뚱한 일을 벌이며 ‘독립!’을 향해 달리고 또 달리던 선우와 미나 앞에 나타난 위기. 재미와 긴장과 감동을 요리조리 버무린 젊은 연인들의 위기 탈출기가 쉴 새 없이 펼쳐진다.
구매가격 : 8,400 원
세븐 블라인드
도서정보 : 김선희, 나윤아, 문부일, 박하령, 신지영, 양호문, 이송현 | 2018-08-30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사회는 청소년들이 왜 성매매, 도박 중독, 몰카 범죄, 왕따, 사생팬, 자살, 폭력 등의 문제를 겪는지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려 노력하기보다 그 문제를 겪는 아이들을 격리시키거나 가해자, 범죄자로 낙인을 먼저 찍으려 한다. 《세븐 블라인드》는 그동안 사회가 직면하지 못했던 블라인드를 열어 그 안에 있는 아이들이 밝은 빛을 보고, 더불어 세상의 어른도 블라인드를 걷어 아이들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구매가격 : 10,000 원